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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여성’에 탈북 여성 지원 촉구, 뜨거운 미국 대선 열기도 실감 대선 토론 처음 주최한 여성유권자연맹 방문 “여성들 오바마…

479 2016.09.01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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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여성’에 탈북 여성 지원 촉구, 뜨거운 미국 대선 열기도 실감
대선 토론 처음 주최한 여성유권자연맹 방문
“여성들 오바마 더 지지” 젠더 갭 현상 여전해
새벽 4시, 뉴욕의 맨해튼 빌딩마다 불이 환히 밝혀져 있었다. 화려한 대형 전광판이 춤을 추는 타임스스퀘어와 벼룩시장, 홈리스들이 공존하는 곳. 세계 금융의 중심인 월스트리트, 금융자본의 탐욕에 맞선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가 벌어진 미국은 분명 양면성을 지닌 나라다.

북 여성들과 남한 여성들이 미국을 바라보는 관점도 미묘한 온도차가 있다. 청바지를 입으면 청년동맹회의 때 ‘호상 비판’(상호 비판)하는 북한에서 온 지식인이 미국을 보는 시각은 분명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민주주의에 여성 역할이 중요하고, 여성의 공감 없는 민주주의는 없다는 데 의견이 갈릴 리 없었다.

이번 방문길에 동행한 현인애 NK지식인연대 부대표는 억센 평양 억양으로 재미있는 북한말을 들려줬다. “시간이 긴장할 거고….(시간이 빠듯할 거고)” ‘귀수화기(이어폰)’ 같은 북한말 퍼레이드에 버스에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평양이 고향인 그는 함북 청진의학대학 교수로 있다 2004년 탈북했다. 김일성대를 졸업했고, 석사과정은 이화여대에서 마쳤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일하는 이하영씨는 워싱턴 방문 끝무렵부터 함께했다. 비정규 직원인데 정규직 전환 시험을 보느라 출발이 늦어졌다. 이씨는 남한 여성들이 끌고 온 여행가방의 절반 크기 가방을 가볍게 밀며 겸연쩍어했다. 첫 미국 방문길을 ‘나 홀로’ 온 것을 일행이 걱정하자, 그는 씩씩한 목소리로 “여권 없이도 한국 왔는걸요!”라며 환히 웃었다.

금권정치 우려 목소리 높아

첫 일정으로 워싱턴을 찾은 일행은 호텔 로비에서 특이한 조형물과 마주쳤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당나귀, 공화당을 상징하는 코끼리 조형물이었다. 파티(party) 동물, 즉 지지 정당에 동전을 넣어 키우라는 의미다. 당나귀 먹이통에 동전이 더 수북이 쌓여 있었다.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미국 대통령선거의 열기가 전해졌다.

미 대선 주자들의 TV토론은 방문단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미국에 머무는 동안 2·3차 TV토론이 방영됐다. “우리 대선 후보들의 TV토론은 각본에 따른 순발력 테스트 같다. 오바마와 롬니의 토론은 확연히 다르더라. 정치평론 하는 여성들도 인상적이었다.”(손봉숙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는 평가가 나왔다.

뉴욕 방문길에 미 대선 후보들의 TV토론을 처음 주최한 여성유권자연맹을 찾았다. 연맹은 1970년대 이후 수차례 TV토론을 주관해 대선 후보 토론의 제도화에 기여했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백발의 할머니 자원봉사자가 일을 돕고 있었다. 대통령직을 네 차례 연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의 초상화가 한눈에 들어왔다. 메리 L 젠킨스 회장은 “루스벨트 여사가 여성유권자연맹의 멤버로 활발한 활동을 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1920년 여성들에게 남성과 동등한 참정권을 인정해줬다. 여성유권자연맹이 태어난 것은 이때다. 이 단체는 유권자 운동에 열심이다. 미국은 유권자로 등록해야 선거권이 주어진다. 연맹이 유권자 등록 지원에 힘쓰는 이유다. 상공회의소가 밋 롬니, 노동조합이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는 데 반해 연맹은 초당적인 성격을 지녔다. 대선 TV토론을 오래 주관해온 것도 특정 정당에 편향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방문길에 이번 미 대선이 금권선거로 변질된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곳곳에서 들었다. 뉴욕여성유권자연맹 임원진도, 샌프란시스코시청 법무관도 연방대법원 판결로 선거가 ‘머니 게임’이 된 것을 걱정했다. 대선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돈 잔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은 기업 등이 특정 후보를 편들기 위해 광고하는 것을 금지한 법이 언론자유를 침해한다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계기가 됐다. 이 판결로 정치자금을 모으는 외곽 단체인 슈퍼정치행동위원회(슈퍼팩·Super PAC)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졌다. 뉴욕여성유권자연맹 젠킨스 회장은 “대법원 결정의 여파가 컸다. 무제한의 기부가 허용돼 부정부패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다른 여성유권자단체와 협력해 더 제한적인 선거자금법을 통과시키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미 대선의 ‘젠더 갭’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젠킨스 회장은 “공화당의 롬니는 남성, 민주당의 오바마는 여성 유권자들이 더 지지한다”며 “문제는 유권자들이 투표할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족 한 가지. 미 국회의사당에서 여성참정권 운동의 개척자인 네 명의 여성을 만났다. 몬태나주 출신으로 미 역사상 최초로 여성 하원의원이 된 자네트 랜킨의 동상이 방문자센터에 서 있었다. 국회의사당에는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 수전 B 앤서니, 루크리셔 모트의 얼굴을 조각한 기념물이 전시돼 있었다. 너무도 당연한 여성참정권조차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님을 페미니스트들과의 만남을 통해 확인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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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소호 거리의 거리 판매대에 놓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의 초상화.   ©박길자 / 여성신문 기자 (muse@womennews.co.kr)
여론 다양성은 민주주의의 미덕

다양성은 포용의 문화와 맥을 같이한다. 기자는 프랑스어 ‘톨레랑스(tolerance·관용)’의 의미를 샌프란시스코시에서 되새길 수 있었다. 취재 중 만난 사업가 겸 관광안내인인 숀 가지씨는 “여성 정치인들에 대한 편견이 아주 적기 때문에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같은 거물 정치인이 나왔다”며 “동성결혼 합법화를 둘러싼 논란이 크지만 이곳은 관용적이고, 진보적인 도시”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서부개척 시대의 골드러시로 전 세계에서 금을 캐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동성애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로도 유명하다.

기자로선 뉴욕의 뉴스빌딩에 있는 유엔여성(UN Women)에 직접 가본 것이 인상적이었다. 여자화장실에 여성용 콘돔이 놓여 있었다. 피임과 에이즈 예방, 성병 감염을 막기 위해 여성이 적극 콘돔을 사용하라는 뜻이다. 여성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 유엔여성 관계자들과의 만남은 의외로 열띤 논전을 띠었다. 탈북 여성 지원을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서 겪는 인신매매나 가정폭력, 성폭력은 인권문제인 동시에 여성문제다. 국제기구인 유엔여성이 이들이 안전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특별한 관심을 가져달라. 미첼 바첼레트 총재가 탈북 여성 문제를 언급해줄 것을 기대한다. 한국에 들어온 후부턴 우리 정부가 보호한다. 하지만 탈북 과정에서 이들은 전혀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중국 내 여성단체들이 탈북 여성들을 지원하기란 어렵다. 유엔여성이 중국과 태국의 여성단체들에 탈북 여성 지원을 촉구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해달라.”(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

이날 자리에는 크리스티나 아랍 아시아·태평양부장, 로파 바네지 시민사회부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유엔여성 측은 “여성폭력이나 인신매매 문제는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이뤄진다. 유엔여성의 역할은 다소 다르다. 우리는 정부가 초청하거나 허용해야 일을 하지, 초청받지 않는 한 일하지 못한다”며 난처해했다.

방문단은 이번에 국제사회에 북한 여성들이 탈북 과정에서 겪는 인권침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탈북자의 3분의 2가량이 여성이다.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에 관해선 미 정부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유엔난민협약에 가입된 국가로서 책임을 방기하고 있어서다. 탈북 여성들이 중국 남성들에게 인신매매되는 현실과 관련, 미 정부 관계자는 “참혹한 일”이라고 말했다. 수전 솔티 디펜스포럼재단 대표,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현지에서 탈북자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맹렬한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여론 다양성의 가치를 확인한 것이 바로 뉴욕 퀸스의 공영방송인 QPTV였다. 방문단이 가장 인상깊게 본 기관 중 한 곳이다. QPTV 관계자들은 한국의 대선전에도 도입된 ‘타운홀 미팅’에 공동체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지역주민들의 질문에 직접 대선 주자들이 답변하는 타운홀 미팅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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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방문단이 머무른 워싱턴의 한 호텔 로비에 놓인 조형물. 코끼리는 공화당, 당나귀는 민주당을 상징한다. 파티 동물, 즉 지지 정당에 동전을 넣어 키우라는 의미다.   ©박길자 / 여성신문 기자 (mus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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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호 [] (2012-11-02)
워싱턴·뉴욕·샌프란시스코=박길자 / 여성신문 기자 (mus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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