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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소득 51만원 ‘비수급 빈곤층’ 자살 방치하는 사회

2,099 2016.09.01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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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소득 51만원 ‘비수급 빈곤층’ 자살 방치하는 사회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 지난 해 크리스마스 이브, 한 50대 남성이 생활고를 비관해 서울 동대문구청사 건물에서 투신해 숨졌다.

숨진 이모(58) 씨는 투신 당일 구청을 찾아 긴급복지지원제도 신청을 문의했지만, 실직 후 6개월 이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근로확인서가 없어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같은 해 5월까지 기초생활수급자로 매 달 30만 원의 생활비를 겪었던 이씨는 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공공근로를 신청하기 위해 스스로 기초생활수급자격을 해지했지만, 신청자가 많아 2015년 2월까지 근로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후 월세가 밀리는 등 압박을 받던 이 씨는 긴급복지지원제도를 통해 6개월 간 매달 39만9000원 씩 받고자 했지만,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가자 결국 투신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게티이미지]


생활고를 비관해 일가족이 동반 자살한 ‘송파 세 모녀’ 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생활고를 비관한 자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달 24일에는 대구 봉덕동에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던 20대 여성이 지적장애 1급인 언니를 보살피는 고달픈 삶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4일에는 부산 사상구 괘법동에서 택시 운전을 하던 60대 남성이 숨진 지 이틀 만에 발견됐다.

두 사람은 모두 밀린 월세를 갚지 못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생계유지 수단이 있음에도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현행법이 ‘비수급 빈곤층’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수급 빈곤층은 소득수준이 최저생계비 보다 낮지만 부양의무자 기준에 걸려 기초생활비를 받지 못하는 빈곤층을 일컫는다.

이들은 생계 곤란에 처해 있음에도 공공부조제도 바깥에 위치해 제대로 된 복지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

한 민간사회복지사는 “상당수의 비수급 빈곤층은 부양 의무자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장애인ㆍ노인인 경우가 많은데도 법적으로 자식이 있거나 근로능력이 있으면 지원을 받을 수 없어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대다수가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근접해 실제로 소득이 없기 때문에 기본적인 의식주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해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비수급 빈곤층의 월 평균 가구 소득은 51만99000원 에 불과하다. 이는 2014년 1인가구 최저 생계비인 60만3000 원 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소득이 낮은데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기 힘들어, 패스트푸드점이나 식당 등에서 시간제 근로를 하거나 화장실 청소 등 열악한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다.

사회적 고립도도 심각하다. 비수급 빈곤층의 평균 가구원수는 1.7명으로, 그나마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3.1%는 노인단독가구여서 고독사의 위험도 크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 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세 모녀 법’은 비수급 빈곤층이 처한 빈곤현실을 제대로 보듬지 못하고 있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송파세모녀가 복지지원을 받지 못한 이유는 근로능력이 있기 때문이었는데 이번 개정안은 개별급여시행, 근로활동강화, 부양의무자기준 완화 등에 초점이 있어 결국 또 세 모녀를 지원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비수급 빈곤층 문제는 부양의무제 폐지 등으로 해결할 수 있어 이번 개정안은 실효성 없는 땜질식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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